대놓고 철군 거부…이스라엘, 가자·이집트 국경 따라 도로 건설
▲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를 잇는 이른바 '필라델피 회랑'을 따라 새 포장도로를 건설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현지시간 7일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쪽 국경을 따라 아스팔트를 깔고 있다 면서 일부 해설가들은 이를 조만간 전면철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고 보도했습니다. 실제 이 지역을 촬영한 민간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지난달 26일 지중해 쪽 끝에서 공사가 시작된 모습이 처음 포착된 것을 시작으로 국경 장벽을 따라 건설이 진행돼 온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BBC는 9월 5일 기준으로 새 포장도로의 길이가 6.4㎞에 이르렀고, 소셜미디어 등에 올려진 영상에는 중장비 등을 동원해 대형차량 두 대가 한꺼번에 지날 수 있는 너비의 도로가 깔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전했습니다. 가자지구와 이집트간 국경의 전체 길이는 12.6㎞로, 서쪽은 지중해, 북쪽과 동쪽은 이스라엘과 접한 가자지구 주민들이 전쟁 발발 전까지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외부 세계와 접촉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여겨졌습니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에서 군대와 정착민을 철수시키면서 이 지역에 대한 통제를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벌어지자 올해 5월 초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측 구역을 점령하고 필라델피 회랑 전체를 통제하에 넣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비슷한 시기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양분하는 이른바 '넷자림 회랑'에도 전진기지를 구축하고 주변 건물들을 철거해 완충지대를 마련하는 등 장기 주둔을 위한 포석으로 여겨지는 행보를 보인 바 있습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소속 전문가인 안드레아스 크레이그 박사는 포장도로를 까는 건 협상가들과 중재국들에게 압력을 준다 며 이스라엘이 현상황을 기정사실로 만들려 시도하고 있다 고 말했습니다. 이집트군 퇴역 장성인 사미르 파라지 전 소장도 이건 심리전이다. 여러 당사자에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전하는 미디어 전쟁을 위한 길을 닦은 것 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실제 필라델피 회랑은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서 '뜨거운 감자'가 돼 왔습니다. 지난 7월 말 필라델피 회랑 영구주둔 등 새 요구사항을 들이밀어 협상을 난항에 빠뜨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필라델피 회랑은 하마스의 숨통이자 재무장을 위한 공급선 이라면서 전후에도 이스라엘군이 이 지역에 주둔해야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들은 지난달 31일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6명이 가자지구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것을 계기로 휴전 협상 타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했지만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양측이 한때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팔레스타인인 무장대원들을 적절한 시기에 이스라엘 군인 신분의 인질과 교환해 석방한다는 합의에 이르렀지만 이후 하마스 측이 이를 뒤집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민간인 인질도 팔레스타인인 장기수감자와 교환해서만 석방하겠다고 하마스가 이번 주 말을 바꾸면서 가뜩이나 네타냐후 총리가 새 조건을 제시하면서 어려움을 겪던 협상이 결렬 위기에 몰렸다는 것입니다. WP는 미국은 이집트, 카타르와 함께 여러 차례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믿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새 요구로 번번이 대화를 탈선시켰다 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 전 전쟁을 종식하고 인질을 귀환시킬 기회가 더욱 멀어졌다 고 전했습니다. (사진=이스라엘 국방부 제공, 연합뉴스)
술 깨보니 210만 원 텅텅…10명 등친 유흥주점 업주 최후
호객행위로 유인한 손님 10여 명에게 심신장애 상태에 이를 때까지 술을 마시게 한 뒤 3천만 원의 술값을 가로챈 40대 유흥주점 업주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이 업주는 다음날 술값이 과도하다고 찾아온 손님에게 현금 입금 시 카드 결제를 취소해주겠다고 속였고 수사가 시작되자 일부 피해자들에게 유흥업소를 방문한 점을 이용해 신고 취소를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3단독 황해철 판사는 준사기, 사기, 성매매 알선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45살 A 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습니다. 또 유흥주점 종업원 37살 B 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 2월 9일 오전 4시 38분 B 씨의 호객행위로 유인한 C 씨에게 '선결제 30만 원'이라고 한 뒤 여성 접객원을 동석시켜 술을 급하게 마시게 해 1시간 40분 만에 210만 원을 결제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 등은 호객행위로 주점에 온 손님들에게 선결제 명목으로 카드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심신장애 상태로 만들고서 계좌이체나 현금 출금하는 수법으로 같은 해 5월 28일까지 10명으로부터 3천100만 원을 가로챈 사실이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A 씨는 지난 3월 21일 호객행위로 주점에 온 D 씨에게 여성 접객원 2명과의 성행위를 알선하고, 그 대가로 받은 수익을 배분하는 등 성매매 알선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D 씨는 402만 원의 비용을 카드 결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당일 오후 8시 10분 D 씨가 찾아와 '술값이 과도하다'고 항의하자 '계좌로 320만 원을 송금하면 카드 대금 402만 원을 취소해 주겠다'고 속인 뒤 현금을 송금받고도 카드 결제를 취소하지 않은 사기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A 씨는 피해자 중 일부는 유흥업소 방문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고소나 신고를 취소하라고 협박하거나 피해금 반환받기 위해 찾아온 피해자에게 다시 돈을 편취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황 판사는 유흥업소를 찾아온 피해자들이 술에 만취하도록 유도한 뒤 술값 등 명목으로 거액을 편취했다 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매우 불량하게 임하는 등 죄질과 범행 후 정황도 매우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 고 판시했습니다. A 씨 등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이면 음식값 더 비싸게…'이중 가격' 확산
&<앵커&> 최근 외식업계에서는 배달과 매장의 음식값을 다르게 받는 '이중 가격'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업주들은 배달 앱의 수수료가 너무 높기 때문에 다르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요, 사실상 외식물가 인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권영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의 아귀찜 가게입니다. 두세 명분 아귀찜이 매장에서 3만 3천900원, 배달 앱에서 주문하면 3만 7천900원입니다. [아귀찜 가게 사장 : 점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매장에서 파는 가격이랑 배달 앱이랑 파는 가격이랑 같으면 어쩔 수 없이 손해, 그러니까 더 부담을 지는 그런 구조로 (갑니다.)] 일식 도시락 가게도 1만 900원짜리 메뉴를 배달 앱에서 2천 원 더 비싸게 팝니다. 이렇게 올려도 남는 게 없다고 합니다. [도시락 가게 사장 : 배달비가 3천 원 하던 게 지금은 5천 원이고 (배달 앱) 수수료도 3%로 하던 게 6%, 8%로 올라간다고 하고. 그게 다 점주 부담인 건데 점주가 소비자한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제한적인 거죠.] 이런 '이중 가격'은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버거킹과 KFC, 파파이스 등 직영 위주의 대형 체인점들은 이미 도입했고, 맘스터치 가맹점주들도 본사에 이중 가격을 허용해 달라고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는 본사 입장에서는 매출 감소를 초래할 수 있는 배달용 인상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걸 알지만 점주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황성구/전국맘스터치가맹점주협의회 회장 : 수익은 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역마진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배달 앱)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영업 단체 소속 650여 명은 최근 배달 앱 수수료가 내려가지 않는 이상 이중 가격이 불가피하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2년 전 소비자원 조사에서 자영업자 58.8%가 매장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다고 응답했는데, 배달 앱 수수료 논란과 함께 이 비율은 최근 더 높아졌을 걸로 추정됩니다. [이강민/배달 앱 이용자 : 되게 속은 기분이 났고, 제가 알던 가격하고 매장 가격이 좀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까 그 사실을 알고 난 이후에는 배달 앱을 되게 좀 줄이게 되고….] 배달 앱 수수료가 촉발한 이중 가격 확산은 사실상의 외식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가중하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VJ : 정한욱)
감사원 대통령실 이전 공사, 법규 위반…'주의' 처분
&<앵커&> 대통령실 용산 이전 과정에서 법을 어긴 게 있는지 살펴본 감사원이 감사 1년 8개월 만에 대통령실에 '주의'를 촉구하는 감사결과 보고서를 의결했습니다. 민주당은 감사원이 면죄부를 준 거라며, 처량한 결론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감사원이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의 용산 이전 과정에서 법규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대통령실에 '주의' 처분을 내리는 감사 결과 보고서를 의결했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참여연대가 용산 이전 과정에서, 불법성 여부를 조사해 달라며 국민 감사를 청구한 지 1년 8개월 만입니다. 감사원은 참여연대가 청구한 5가지 항목 가운데, 의사결정 과정의 불법성과 건축공사 계약 과정의 특혜 의혹, 두 가지 항목을 감사했습니다. 감사원은 수의 계약 과정의 여러 절차적 미비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사원은 방탄유리 업체 계약 과정에서 공사비를 부풀려 10억 원대 국고 손실을 입힌 혐의로 지난해 10월 경호처 간부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는데 추가로 수사를 의뢰한 인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공사계약 내역에 비공개 원칙을 고수해 왔고, [윤재순/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 (지난달 27일) : 지금까지 어떤 역대 정부에서도 대통령비서실과 관저에 대한 공사 내역을 밝힌 사실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감사원도 자료회신 지연 등을 이유로 7차례나 감사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민주당은 감사원의 주의 처분은 면죄부라고 비판했습니다. [황정아/민주당 대변인 : 7차례나 연장된 감사에 갑자기 면죄부 처분이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는 한심하다 못해 처량할 정도입니다.] 대통령실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고도의 보안시설 공사는 수의계약 대상이라며, 사업 시급성 등의 이유로 일부 절차상 미비점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며 감사 결과를 통보받으면 절차 위반 사항을 조치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디자인 : 홍성용)
배달만 시켰는데 속은 기분 …'이중 가격' 확산
&<앵커&> 최근 들어 매장에서 먹을 때와 배달시켰을 때의 가격을 다르게 받는 식당들이 늘고 있습니다. 업주들은 배달 앱이 떼가는 수수료가 너무 비싸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이게 외식 물가를 자극해서 결국 소비자들 부담을 키울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아귀찜 가게입니다. 두세 명분 아귀찜이 매장에서 3만 3천900원, 배달 앱에서 주문하면 3만 7천900원입니다. [아귀찜 가게 사장 : 점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매장에서 파는 가격이랑 배달 앱이랑 파는 가격이랑 같으면 어쩔 수 없이 손해, 그러니까 더 부담을 지는 그런 구조로 (갑니다.)] 일식 도시락 가게도 1만 900원짜리 메뉴를 배달 앱에서 2천 원 더 비싸게 팝니다. 이렇게 올려도 남는 게 없다고 합니다. [도시락 가게 사장 : 배달비가 3천 원 하던 게 지금은 5천 원이고 (배달 앱) 수수료도 3%로 하던 게 6%, 8%로 올라간다고 하고. 그게 다 점주 부담인 건데 점주가 소비자한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제한적인 거죠.] 이런 '이중 가격'은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버거킹과 KFC, 파파이스 등 직영 위주의 대형 체인점들은 이미 도입했고, 맘스터치 가맹점주들도 본사에 이중 가격을 허용해 달라고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는 본사 입장에서는 매출 감소를 초래할 수 있는 배달용 인상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걸 알지만 점주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황성구/전국맘스터치가맹점주협의회 회장 : 수익은 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역마진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배달 앱)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영업 단체 소속 650여 명은 최근 배달 앱 수수료가 내려가지 않는 이상 이중 가격이 불가피하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2년 전 소비자원 조사에서 자영업자 58.8%가 매장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다고 응답했는데, 배달 앱 수수료 논란과 함께 이 비율은 최근 더 높아졌을 걸로 추정됩니다. [이강민/배달 앱 이용자 : 되게 속은 기분이 났고, 제가 알던 가격하고 매장 가격이 좀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까 그 사실을 알고 난 이후에는 배달 앱을 되게 좀 줄이게 되고….] 배달 앱 수수료가 촉발한 이중 가격 확산은 사실상의 외식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가중하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VJ : 정한욱) ▶ [단독] '동일 가격 인증제' 배민…공정위, 위법성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