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소상공인 등 '특화' 점포…영업점 빈자리 채울까
&<앵커&> 은행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필요 업무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은행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점포를 줄여가고 있죠. 그 대신, 고령층이나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 영업점을 늘리고 있습니다. 배경은 뭔지 고정현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서울 화곡동의 고령층 특화 은행 영업점. 점포의 절반이 휴식 공간, 디지털 뱅킹 이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편의를 제공합니다. [임헌이 (71세) : 생활비 찾으러 왔어요. (예전엔) 여기가 없었으니까 불편하니까,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우장산역(지점)을 갔었어 요.] 주로 현금출납 고객이 대부분이라 행원 4명 근무에 한 달 임대료만 1천만 원이 넘는 영업점은 매달 적자지만, 상생 차원으로 유지됩니다. 현금 거래가 많은 남대문시장 안에는 두 달 전 소상공인 특화 영업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상인들 요청으로 신설됐는데, 맞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박영희/남대문시장 상인 : 손님들이 많아서 (은행) 점포가 너무 멀리 있으면 접근성이 안 좋아서 힘들어요. 어떤 상품이 필요한지 왔을 때 (은행 직원이) 추천해 주시기도 하고….] 외국인 근로자나 다문화 가정이 많이 거주하는 곳은 그에 맞는 '컬쳐 뱅크'를 만들기도 합니다. 또 영업점을 무더위 쉼터로 개방해 지역 주민과의 접촉면을 넓힙니다. [김양희/신한은행 하계동 지점장 : 은행이라는 업 자체가 지역에 일단 같이 함께 해야 되는 업종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또 그냥 오다가다 보시면서 은행 업무로 연관될 수도 있고 하기 때문에….] 이렇게 은행들이 이색 점포를 늘리는 건, 일반 점포 구조조정과는 대비됩니다. 지난 5년간 5대 은행은 영업점 654곳의 문을 닫았는데 디지털 전환 속 비용 절감을 위한 점포 통폐합은 이어가되, 자산관리나 사회공헌 등 목적에 특화된 점포는 늘려가는 겁니다. 은행이 가진 공공성을 감안해, 금융취약계층의 접근성을 개선할 방안은 꾸준히 추진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강시우, 영상편집 : 우기정, 디자인 : 이재준, 화면제공 : 우리은행·하나은행·신한은행)
수난 구조, 매번 생명 위협 …소방관 안전은 어디에?
&<앵커&> 갈수록 난폭해지는 장마에 우리사회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짚어보는 순서입니다. 오늘(1일)은 장마철 위험에 처한 사람들 구조에 나서는 소방관들 안전엔 문제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15년 경력의 화재 진압대원, 김태우 소방관. 10여 년 전 초년병 시절, 태풍 탓에 고립된 마을 주민의 구조 작업에 차출됐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전문 구조대원을 돕는 역할이었는데, 순간 급류에 휩쓸린 뻔한 겁니다. [김태우/소방위 (진압대) : 요구조자를 인계받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급물살에 제가 휩쓸려서 넘어졌는데 다행히 제가 로프를 잡고 있는 바람에.] 하지만 그때도 그 뒤로도 전문적인 수난 구조 훈련은 따로 받은 적이 없습니다. 목숨을 구한단 사명감에 정작 자신의 안전은 뒷전이 되곤 합니다. [김태우/소방위 (진압대) : 익수자가 발생했는데 민간인들처럼 쳐다볼 수는 없으니까 저희가 구명환을 들고 실제로 (물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물난리 때마다 구조를 돕곤 하지만, 장비는 여전히 비옷, 장화, 장갑뿐입니다. 빠른 유속에 탁한 시야 탓에 '수난 구조'는 구조자의 생명도 위험에 빠뜨리기 일쑵니다. [김정배/소방위 (구조대 팀장) : 소방구조대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수난 구조죠. 매번 할 때마다 사실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지난 10년간 구조 도중 순직한 소방관 15명 가운데 6명이 수난구조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명 구조 자격증과 주기적 훈련, 전문 구조장비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김정배/소방위 (구조대 팀장) : 지금 이 장비가 급류 구조용(조끼). 혹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 번에 벗을 수 있도록 하는 이런 안전장치까지 다 돼 있는.] 극한 호우가 잦았던 최근 2년 새 여름철 구조 요청 신고는 폭증했습니다. 화재진압 인력이 수난 구조에 투입되는 경우가 그만큼 늘 수밖에 없는데, 근본적으론 구조인력을 확충하고, 구조에 나서는 소방관의 안전 대책도 보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긴급하지 않은 단순 신고는 119 대신 110 정부민원전화를 이용하는 등 소방 인력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시민들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소방관들은 입을 모읍니다. (영상취재 : 허 춘,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홍지월)
3년 전 과징금 받았는데…또 전단지 강매?
&<앵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의 일부 가맹점들이 광고 전단지를 억지로 사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영업사원들이 은근히 전단지를 사라고, 강요한다는 겁니다. 본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회사는 3년 전단지를 강매한 사실이 인정돼 과징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BBQ 매장 앞에 포장도 뜯지 않은 전단지 뭉치가 쌓여 있습니다. BBQ 메뉴 홍보 전단지 4천 장씩 묶여 있는 겁니다. 점주는 전단지 구매 비용으로 매달 4만 2천 원씩 가맹 본사에 냈다고 합니다. 1년 가까이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구매해야 해서 이렇게 쌓아 둘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전단지를 구매한 이유는 불이익이 걱정돼서였습니다. [A 씨/BBQ 가맹점주 : ((강매에) 항의를 하면?) 그렇죠. 재계약 불가랑 그다음에 영업권을 축소하겠다라는 식으로만 많이 나와서 저희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일단 받는 거예요.] BBQ는 3년 전 전단지 강매 사실이 인정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2억 6천여만 원을 부과받은 적이 있습니다. 2018년부터 3년간 점주들에게 매달 전단지 1만 6천 장을 주문하도록 강요하고, 불응하면 물류공급 중단이나 계약해지 경고 등을 내용증명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후 가맹 본사 주도의 전단지 강매는 사라졌다고 하는데, 재계약을 앞둔 점주 등을 상대로 심리적 압박을 주는 관행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점주들의 주장입니다. [B 씨/BBQ 가맹점주 : 본사는 안 했다고 얘기를 하고. 운영과장(지역 담당자)들이 그냥 자기 실적을 위해서 집어넣었다고 이렇게 핑계를 대고 그러니까….] BBQ는 공정위 처분 이후 부당한 강매가 없도록 계약서와 정보공개서를 고쳤다며, 내부 조사 결과, 강매 사실이나 흔적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전단지 제작 업체가 BBQ와 특수관계도 아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전단지 비중이 미미해 강매할 유인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3년 전 과징금 부과 때도 BBQ는 비슷한 주장을 폈지만 공정위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전민규)
[단독] 중학생이 교사에 흉기 난동…경찰 돌려보낸 학교
&<앵커&> 광주에서 한 중학생이 교무실을 찾아가 교사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수업 지도에 불만이 있다면서, 이런 일을 벌인 겁니다. 그런데 학교 측은 찾아온 경찰을 그냥 돌려보냈고, 피해 교사를 사건 당일에 계속 정상 근무하도록 했습니다. KBC 임경섭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야. 괜찮아. 놔.] 흉기를 든 학생과 이를 말리는 학생이 몸싸움을 벌입니다. 주변에 있던 학생과 선생님들이 힘을 합쳐 겨우 흉기를 빼앗습니다. 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A 군이 난동을 부린 건 지난 27일 오후 3시쯤. 한 선생님의 수업 지도에 불만을 품고 교무실을 찾아가 이 같은 짓을 벌였습니다. [피해 교사 : 문도 두드리고 죽여버리겠어 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학생들도 그 소리는 다 듣고 있었을 거 같아요.] 당시 복도는 큰 혼란이 빚어졌지만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상황은 일단락됐습니다. 해당 학생은 교무실과 교실을 오가며 약 3분간 난동을 부리다 선생님과 학생들에 의해 제압됐습니다. 교사들은 학교 측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사건 발생 2시간이나 지나서야 한 학부모의 신고를 받고 찾아온 경찰들을 학교 측은 자체적으로 조사할 사안이라며 돌려보냈습니다. 또 사건 당일 피해 교사에 대해 별도의 보호조치 없이, 정상 근무를 하도록 했습니다. [동료 교사 : 저번 주는 그런 상황은 전혀 설명이 없으셨어요. 저희 교사들은 매우 궁금했지만, 어떠한 상황 설명도 듣지는 못했어요.] 학교 측은 경찰 신고가 누락된 건 실수였고, 해당 학생에 대해서는 교육청에 보고해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학생의 흉기 난동에 학교 측이 안일하게 대응하면서 교사와 학생 모두 큰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장창건 KBC) KBC 임경섭
[단독] 지방국립대 교수들 사직 처리… 수도권행
&<앵커&> 정부가 지방 의료 살리겠다며 지방 의대 정원뿐 아니라 국립대병원 교수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정작 지방의료 현장에 있는 교수들은 최근 병원을 떠나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결과 한 지방 국립대병원에서 의대 교수 여러 명의 사표가 수리된 걸로 확인됐는데, 그 가운데 일부는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옮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경남 양산에 있는 부산대병원 내부 게시판입니다. 지난 4월, 교수 1명에 이어 지난주에도 교수 2명이 낸 사직서가 수리됐다는 공지가 게시됐습니다. 이 3명 외에도 사직서가 수리되는 이 병원 교수들은 더 있을 걸로 보입니다. [신동훈/양산부산대병원 병리학과 교수 : 감염내과 세 분 계시고요. 그다음에 제가 알기에는 소화기 내과 1명 또 계시고, 일반 외과에 대장 분야 젊은 교수님 또 한 명이 지금 사직 준비 중인 걸로 (압니다.)] 사직 교수들은 생명과 직결된 진료 과목의 3-40대 젊은 층이었습니다. [신동훈/양산부산대병원 병리학과 교수 : (사직한 교수들이) 2차 병원으로 가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다음에 어떤 선생님들은 그냥 좀 쉬겠다….] 다른 지역의 국립대병원에서도 교수 사직 행렬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지역 국립대병원 교수 : 올해 중에 사직으로 다른 병원에 취업 확정, 또는 예정으로 사직하시는 분이 약 20명가량 돼요.] 이 병원 교수들은 사직 후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이직할 걸로 파악됩니다. [지역 국립대병원 교수 : 지금 아산, 삼성부터 한양대, 인하대, 각 서울 경기권 대학에서 전공의 부족분은 말 그대로 정부에서 원하시는 대로 전문의 중심 병원을 실현하시니까.] 실제로 수도권 대형병원들은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한 가운데, 지난달부터 추가 교수 채용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방 국립대병원의 교수를 오는 2027년까지 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로서는 그 수가 되레 줄어들고 있단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 사립대병원보다 지방 국립대병원 교수의 사직이 더 많은 건, 인건비 총액제 등 여러 규정 때문에 그들을 못 붙잡는 구조 탓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역 주민의 의료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 관계자는 지역 국립대병원의 근무 조건을 향상하기 위해 여러 부서와 논의 중이며, 의료 인력 확보가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디자인 : 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