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2', 여자들 뒷담화 제대로 부탁해!'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대화는 뻔하다. 정치인 A가 B한테 돈을 줬다더라,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되어야 한다, 쇼핑 핫플레이스는 어디고 나는 이 브랜드를 애용한다 등으로 시작해 결론은 연예인 누가 누구랑 사귄다더라, 회사 상사가 정말 비정상적으로 나를 부려먹는다 등의 뒷담화로 결론난다. 뒷담화는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되는 비밀의 공유이기도 하고 은밀한 친분의 축적을 의미하기도 한다. 언제 내 등에 칼이 되어 꽂힐지 모르지만 하는 순간만큼은 짜릿하기 그지 없다. 사람들의 본능적 욕구를 콕 짚은 tvN &'롤러코스터2&'를 시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롤러코스터2&'는 시즌1 &'남녀탐구생활&'를 변형한 &'한국인탐구생활&'을 핵심 코너로 한다. 이와 함께 선보이는 &'닥치고 꽃남&', &'왜&', &'총맞은 것처럼&'은 한 사람의 공상 속 뒷담화, 친구들끼리 모여 나누는 수다로 진행된다. 시즌2를 맞아 새롭게 &'롤러코스터2&'를 구성하게 된 &'총맞은 것처럼&'은 네 명의 친구들 김정민, 박영린, 지니, 이연두가 소개팅을 훔쳐보다가, 친구의 청첩장을 받은 후 보이는 반응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나보다 예쁘지 않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스펙 빵빵하고 예비 시부모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으면 어떻게든 흠집을 내야 직성이 풀이는 네 사람은 결국 구멍 난 가슴으로 술잔을 기울인다. 소개팅을 훔쳐볼 때는 &'손에 모터 달고 얼굴에 분칠을 한다&'거나 &'소개팅에는 원래 괜찮은 남자가 나오는 법이 없다&'고 재를 뿌리지만 결국 보기 좋게 당하는 건 김정민, 박영린, 지니, 이연두다. 뒷담화의 화살이 나에게 돌아올지언정 속으로 생각하는 말을 입에 담아 대리만족 시켜주고 있다. 여성들의 판타지를 제대로 자극하는 &'닥치고 꽃남&'은 오글오글거리면서 보는 맛이 있다. 막장 3류 드라마보다 더 직접적으로 여심을 후벼파는 소재들의 향연으로 공감했다고 말하기 민망하지만 시선을 모은다. 옥지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꽃남 판타지 소설은 정모 회비를 500원까지 칼 같이 자르는 현실의 비호감남들을 통해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자들의 행동을 꼬집으며 뒷공론을 도모한다. 현실 기피를 통해 만들어진 옥지영의 상상은 결국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재벌 2세와 나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는 남자들의 거친 주먹다툼으로 이어진다. 그는 자신을 두고 벌이는 치열한 다툼을 흐뭇하게 지켜보며 현실에서는 없을 순간을 만끽한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고뤠&'라는 유행어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준현도 &'롤러코스터2&'에 가세했다. 신체적 조건을 이용해 만든 &'뚱뚱한&' 캐릭터와 공개 코미디에서 가져온 웃음의 끈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김준현의 등장이라는 것만으로도 &'롤러코스터2&'를 시청하는 이유가 생겼다. 김준현은 뒷담화를 당하는 이들을 대변하기 위해 등장한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고 기다려준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군인의 심정을 대신 전하고 집에서 가출하고 묵을 곳이 없어 친구네 집을 전전하는 비행청소년으로 분해 시청자들을 설득한다. 인형 같은 눈망울로 &'왜&'를 외치는 갈소원의 존재가 꼭 필요할까 의심은 들지만 김준현과 갈소원의 조합은 크고 작은 어미새와 아기새의 느낌으로 익숙해지고 있다. &'롤러코스터2&'는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제작진은 그동안 기획됐던 코너들로 프로그램을 계속 물갈이하며 최적화된 구성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이다. 앞서 정상급 성우들이 모인 &'격동 10분&', 박상면의 1인극 &'분노맨&'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롤러코스터2&'는 사람들이 말하고자 하지만 타인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 걱정돼 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대놓고 고해줌으로써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앞으로도 정당한 뒷담화들로 가려운 곳 시원하게 벅벅 긁어주는 &'롤러코스터2&'가 되길 기대한다. (OSEN 제공) ※ 위 기사는 SBS의 제공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OSEN에 있습니다
SBS Biz
|
2012.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