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나우] '만년 3위' 마이크론의 역습…삼성·SK '턱밑 추격'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미국 마이크론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공급망에 들어가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데다, &'팀 아메리카&'를 외치는 트럼프 정부의 지원까지 등에 업고 역전을 노리고 있는데, 이 소식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요즘 마이크론의 공세가 거센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까지 긴장해야 할 만큼 위협적이라는 평가도 나와요? [기자] 만년 3위 꼬리표를 달고 있던 마이크론이 대규모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단행하면서 K-메모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일단 시장 점유율부터 살펴보면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지난해 2분기 이후 올해 1분기까지 꾸준히 점유율을 높였습니다. 1년도 채 안 돼 6%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는데, 세계 최대 메모리업체로 명성을 떨치던 삼성의 점유율을 사실상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삼성의 점유율은 2023년 4분기 45%로 정점을 찍고 1년 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올 1분기에는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습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매출은 각각 7%, 19% 넘게 줄어든 반면, 마이크론은 나 홀로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떤 부분에서 성패가 갈렸나요? [기자]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들어갔느냐, 그러지 못했느냐가 희비를 갈랐는데, 마이크론은 한국 업체들이 주도하던 고대역폭메모리, HBM 시장에서 4세대 제품을 건너뛰고, 5세대로 직행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업계에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사상누각&'으로 폄하하기도 했지만, 이같은 우려에도 마이크론은 엔비디아 HBM 공급망에 삼성보다 먼저 진입해 2차 공급사 지위를 확보했고요. 특히 HBM 원재료인 D램 칩이 전력 효율 면에서 가장 앞섰다고 공식화한 데다 최근 엔비디아로 추정되는 주요 고객사에 6세대 샘플을 공급했고, 차세대 메모리 모듈인 소캠 역시 가장 먼저 엔비디아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D램에 이어 낸드, 이제 차세대 메모리까지 섭렵하면서, 일각에서는 7세대 제품부터 마이크론이 국내 업체들과 비슷한 기술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도 나오는데, 그간 초미세 공정에서 가장 뒤처졌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렇게 최근 업계 평가를 180도 뒤바꿔 놓고 있습니다. [앵커] 어떻게 이렇게 단숨에 몸집을 키울 수 있었던 건가요? [기자] 제조업 부활을 꿈꾸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매머드급 투자 덕분인데요. 마이크론이 최근 안방인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짓고 있는 첨단 공장의 모습을 공개했는데, 축구장 10개를 합친 크기의 이 공장은 들어간 비용만 우리 돈 34조 원에 달하고요. 자동차부터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등 핵심 시장에 필요한 첨단 메모리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내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크론의 보이시 공장은 단순한 증설을 넘어 미국산 메모리에 대한 의지라는 평가가 나오고요. 여기서 끝이 아니라,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부족한 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전 세계에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미국에만 현재 3개의 팹이 지어지고 있고, 이 외에 대만 타이중과 싱가포르 우드랜즈, 일본 히로시마에도 공장을 짓고 있는데, 모두 HBM을 비롯한 첨단 AI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기지로, 당장 올해부터 대만 신규 팹이 가동을 시작해 늘어나는 HBM 수요에 대응할 전망입니다. 현재 메모리 산업은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을 비롯해 빅테크 고객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격변기를 맞고 있는데, 위기를 기회로 삼은 마이크론이, 만년 3위 꼬리표를 떼고 시장 판도를 뒤흔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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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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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