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빈봉투 수두룩한데...'부럽다! 이천 이회사'
직장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성과급 시즌이 다가왔지만, 업황과 실적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입니다. 업황 부진을 겪는 배터리 기업은 &'빈 봉투&'를 받아 드는 반면, 반도체 기업 중에서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날개를 단 SK하이닉스는 1천500%의 성과급을 받습니다. 오늘(26일) 업계에 따르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수준인 기본급의 1천5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합니다. 연봉이 1억원이라면 7천50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게 되는 셈입니다. AI 열풍 속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66조1천930억원, 23조4천673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썼습니다. 다만 SK하이닉스 구성원 내부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액수라며 불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을 14%로 책정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전방 IT 수요 부진으로 주력인 범용(레거시) 메모리 수요 부진을 겪으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습니다. 갤럭시 S24 시리즈 판매 호조로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한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OPI 지급률은 44%입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27%로 책정됐습니다. 실적이 부진했던 생활가전(DA)·의료기기·네트워크사업부의 OPI 지급률은 9%입니다. 지난해 최대 매출액을 경신한 LG전자는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 구성원에게 기본급의 최대 47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합니다. 가전과 함께 작년 실적을 견인한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담당 VS사업본부는 가장 높은 510%의 성과급을 받게 됐습니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기본급의 80∼140%가, 기업간거래(B2B)를 담당하는 BS사업본부에는 공통으로 기본급의 50%가 각각 책정됐습니다.
연초 수익률 '세계1위' 코스피, 연기금이 떠받치고 있었다
올해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내 증시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연기금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4일까지 국민연금이 포함된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조6천132억원을 순매수해 금융투자(증권선물)·보험·투신 등 나머지 기관, 외국인, 개인 투자자를 통틀어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큽니다. 금융투자 창구에서 1조6천47억원의 순매도가 발생한 것과는 상반됩니다. 연기금은 특히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코스피 하방을 단단히 받치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던 이달 10일과 13일에는 2거래일 연속 2천5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특징적인데, 특히 연기금이 국내 증시를 꾸준하게 매수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 성격을 가진 연기금은 한국 주식을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연기금이 국내 증시 순매수에 나선 것은 지난해 국내 증시 소외로 해외주식의 비중이 높아지고 국내 주식 비중이 줄어든 것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작년 국내 연기금(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의 해외주식 비중은 26.6%로 과거 평균(22.0%) 대비 크게 웃돕니다. 반면 국내 주식 비중은 과거 평균인 16.6%보다 낮은 14.1%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연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코스피의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기금은 한국 시장 비중을 더 이상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연기금의 매수세를 근거 중 하나로 꼽기도 했습니다. 올해 들어 연기금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입니다. 삼성전자[005930]를 3천514억원, SK하이닉스[000660]를 2천285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천156억원), LG에너지솔루션[373220](1천61억원)가 뒤를 이었습니다. SK이노베이션[096770](934억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703억원), 아모레퍼시픽[090430](670억원), 유한양행[000100](537억원), KB금융[105560](491억원) 등도 연기금의 눈에 들었습니다. 올 들어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3.48%로, 외국인(19.48%)이나 기관합계(18.98%)에는 못 미치지만 코스피(5.72%)를 크게 웃돕니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0.26%로 나타났습니다.
가트너 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1위 탈환…SK하이닉스는 4위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지난해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공행진 중인 SK하이닉스는 글로벌 4위로 올라설 전망입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전년(5천300억 달러) 대비 18.1% 감소한 6천260억 달러로 전망됐습니다. 이중 상위 25개 반도체 공급업체의 총매출은 전년 대비 21.1% 증가한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25곳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75.3%에서 2024년 77.2%로 1.9%포인트 늘어날 전망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HBM 등 AI 반도체 제품과 범용(레거시) 제품 간 수요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반도체 업체 간 희비도 엇갈렸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인텔에 내준 세계 1위 자리를 1년 만에 되찾을 전망입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예상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2.5% 증가한 665억 달러입니다. 가트너는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메모리 제품 매출이 지난해 크게 반등했다 며 삼성은 지난해까지 5년간 4.9%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분석했습니다. ▲ 2024년 전세계 반도체 공급사 상위 5곳 인텔의 반도체 매출은 0.15% 증가에 그친 492억 달러로 예측됐습니다. 인텔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대규모 감원을 진행하고 일부 공장 투자를 미루는 등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도 4년 만에 물러났습니다. AI 시대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두 계단 상승해 3위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엔비디아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460억 달러로, 2023년 63.4%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83.6% 성장할 것으로 가트너는 예상했습니다.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는 두 계단 상승해 4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가트너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23일) 이전에 내놓은 매출 전망치는 전년 대비 86% 증가한 428억 달러입니다. 가트너는 메모리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AI 애플리케이션용 HBM에서의 초기 리더십 우위에 따른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 23일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2% 증가한 66조 1천93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종전 최고였던 2022년(44조 6천216억 원)보다 21조 원 이상 매출을 늘린 것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입니다. 반면 3위였던 퀄컴은 10.7% 증가한 32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 5위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반도체 위탁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제외됐습니다. TSMC는 지난 10일 지난해 연간 순매출이 전년 대비 33.9% 증가한 2조 8천943억 대만달러(약 886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TSMC를 포함하면 TSMC가 사실상 지난해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인 셈입니다. 가트너는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71.8% 증가해 비메모리 반도체의 성장률(6.9%)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가트너는 서버 등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프로세서는 칩 부문의 하이라이트였으며 39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며 반면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반도체 매출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은 4.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습니다. (사진=가트너 보고서 캡처, 연합뉴스)
1500% 성과급 지급에 부족하다는 SK하이닉스 노조
SK하이닉스 노조가 1500% 성과급 지급에 대한 불만이 2025년 임금단체협약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노조는 오늘(24일) 사측의 일방적인 초과이익성과급(PS) 지급에 대해 임단협으로 반격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노조는 지난 21일부터 공동투쟁본부를 만든 가운데 성과급 관련 성명서를 공개하는 것은 세번째입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회사가 부풀리고 왜곡한 성과급의 일방적인 지급이 완료됐다&'며 &'회사는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했고 구성원의 행복보다 회사의 이윤을 더 추구하는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PS를 회사가 일방적으로 지급한 최초의 역사를 만들었다&'며 &'노사관계는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오늘 사측에 2025년 임금교섭 요구 공문을 보내면서 반격에 나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성과급에 대한 불만으로 SK하이닉스 노사 간 임금 협상 타결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성과급 규모를 두고 구성원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오늘 사내 공지에 글을 올리면서 직원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곽 사장은 &'회사는 과거 특별성과급 지급 사례와 근거, 인원수 증가에 따른 이익의 질과 함께 최대 실적 달성의 의미와 기술경쟁력 우위 등 정성적 요소를 반영해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1500%로 결정했다&'며 &'하루빨리 노사가 신뢰에 기반한 협력적인 모습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역대 최대실적에도 올해는 '글쎄'…경기전망 4년만에 최저
[앵커]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윤지혜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SK하이닉스나 현대차 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다른 기업들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재계에선 사실 오늘(23일)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와 현대차를 빼면 나머지는 굉장히 힘들다는 얘기를 합니다. SK하이닉스가 일찍이 인공지능(AI) 열풍에 탑승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반면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실기한 삼성전자는 혹독한 한 해를 보냈죠. 올해 역시 SK하이닉스가 우위를 보이는 HBM 시장이 확대되면서, 두 회사의 수익성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세워 역대 최대 매출을 냈는데요. 하지만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신년회에서 올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판매 목표를 세웠습니다. 올해 목표치가 국내 71만 대, 해외 346만 대인데 국내는 지난해 목표치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해외 목표치에서 전년 대비 7만여 대를 줄였습니다. [앵커] 대외적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국내에서 벌어지는 탄핵 정국 등으로 기업들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하잖아요? [기자] 여기에 중국의 저가 공세도 문제입니다. 이미 중국의 공급과잉과 물량 밀어내기가 이뤄지면서 지난해부터 우리 수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미중 갈등, 그러니까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한국 수출기업들의 상황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용진 /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 중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이 굉장히 많이 올라와 있고 중국이 지금 밀어내기 수출을 합니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위안화 절하가 이뤄지거든요. 중국 수출 경쟁력이 확 올라갑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더 낮아지고 있죠?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1분기 기업 경기 전망 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2포인트가 하락한 61로 집계됐는데요. 이 수치가 역대 최저였던 지난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매출액, 영업이익, 자금 사정 등 세부 항목들 1분기 전망치에 대해 부정적 응답을 했습니다. [앵커] 윤지혜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