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관객 32% '여름관객'…올해 대세는 뜨거운 실화 영화?
■ 경제와이드 이슈&& &'생활경제&' –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 박열, 군함도, 택시운전사, 그리고 덩케르크 위 영화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실화를 바탕으로 시대극이라는 점입니다. 올 여름에는요. 탈출, 세계대전 등 듣기만 해도 뜨거워지는 영화들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무더운 여름 줄줄이 개봉하는 기대작들은 과연 천만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또 관객들에게 어떤 여운을 남길지 전문가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갑니다. Q. 흔히들 여름 시장은 극장가 대목이라고 합니다.실제로 여름 시장이 얼마나 큰 가요? 지난 10년 간 평균 5,800만명으로 연간 관객의 32%를 여름관객이 차지합니다. 여름에는 국민 전체가 적어도 한 번 이상 영화관을 찾는다고 봐야 할 정도로 큽니다. 작년에는 7300만명으로 &'역대 여름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니 영화관 입장에서는 여름 장사가 연간 실적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Q. 영화관의 연간 실적이 좌우될 정도로 비중이 큰 여름 시장에 올해는 공교롭게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많습니다. &<군함도&>, &<택시운전사&>, &<덩케르크&>까지 모두 실제 역사가 바탕인 영화들이죠? 예. 지난 주 개봉한 &<덩케르크&>는 2차세계대전 초기인 1940년 5월에 프랑스 &'덩케르크&' 해변에 고립된 영국군 30만 여명을 민간어선들까지 직접 나서서 철수시킨 작전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영화입니다. 이번 주 개봉한 &<군함도&>는 &<덩케르크&>로부터 5년 후인 1945년 8월을 배경으로 합니다. 일제의 &'하시마 섬&', 일명 군함도에 조선인들이 강제징용되어 막장에서 착취당한 실화 소재에 전후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탈출한다는 영화적 상상력을 류승완 감독이 가미해 연출한 영화입니다. 다음 주 개봉하는 &<택시운전사&>는 &<군함도&>로부터 다시 35년 후인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진실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와 그를 태우고 광주로 갔던 서울 택시운전사 등 실존인물을 모델로 장훈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Q. 격전지인 여름에 배급사들이 일제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을 개봉하는 건 관객들도 선호한다는 뜻이겠죠? 예. 수치상 실제로 선호합니다. 최초의 천만영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했던 게 상징적인데, 천만명 이상이 본 한국영화 중에 5편이나 실화를 소재로 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효과가 한국영화에서 두드러집니다. 외국영화는 외화 역대박스오피스 50위권에도 실화 소재가 없습니다. 그 차이는 호기심과 감정이입 여부 때문일 것 같습니다. 가령, 지금 경제채널이니까 제가 여름영화시장을 주식 시장과 맞물려서 설명 드리면 시청자분들도 호기심이 더 생기겠죠? 그런 것처럼 한국영화는 친숙한 소재니까 호기심이 더 생기고 감정이입이 더 되지만, 외국영화는 그런 효과가 줄어들죠. Q.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 어떤 효과가 있나요? 첫째, 그렇지 않은 영화들보다 관객들에게 접근성이 높습니다. 영화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줄거리인데, 실화 영화는 줄거리를 일일이 관객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는 거죠. 게다가 영화에 만족한 관객들도 다른 관객에게 다른 거 필요 없이 재밌다고만 설명해도 되니까 입소문 나기도 쉽고, 속도도 더 빠른 거죠. 둘째, 사실을 기반으로 했다니까 관객이 확인하고 싶게끔 더 자극합니다. 가령 2014년 여름에 개봉해 1700만명이 관람한 &<명량&>은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그 동안 상상만 했던 것을 영상으로 보고 싶은 거죠. 반대로 한 달 전에 개봉한 영화 &<박열&>처럼 우리가 잘 몰랐던 이야기는 실존 인물이라고 하니까 확인하고 싶은 거죠. Q. 그러면 올여름 기대작 &<군함도&>, &<택시운전사&>, &<덩케르크&>, 각각 매력은 무엇일까요? 세 편 모두 공통적으로 영화관에서 봐야 할 이유를 제공합니다. &<군함도&>는 소재 자체가 무섭죠. 그런데 호흡이 빨라서 영화 볼 때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오락적인 면에서 탈주액션 블록버스터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제작비 200억을 쓴 티가 확실히 나는 영화라는 게 매력적입니다. 군함도라는 소재를 빌려 류승완 감독의 스타일로 일제 잔재를 향해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통쾌한 면도 있습니다. &<택시운전사&>의 매력은 주연배우가 송강호라는 점입니다. 톰 크루즈 같은 배우죠. 무슨 말이냐면, 현재 40대와 20대가 똑같이 스무 살 시절에 극장에서 그 배우 때문에 영화를 보고 있을 정도로 안정된 티켓파워를 자랑합니다. 현대사의 무거움을 송강호가 해소시켜주면서도 진심은 그대로 전해준다는 걸 우리 관객들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래도 편하게 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영화관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함께 웃고 또 함께 울음을 참아내는 감정을 공유할 때 그 감동이 극대화됩니다. &<덩케르크&>는 스케일과 연출력입니다. 그 넓은 화면을 꽉 채우는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어줍니다. 우리가 영화 &<국제시장&>을 통해서 잠깐 볼 수 있었던 &'흥남철수&'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Q. 세 편의 주 관객층은 어떻게 될 것이라 보시나요? &<군함도&>는 제작비 200억과 화려한 캐스팅을 기반으로 10대와 20대 학생층이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택시운전사&>는 송강호라는 안정적인 배우를 믿고 20-30대 직장인들이 주도할 것 같습니다. 개봉 2주차를 맞이한 &<덩케르크&>는 두 번 세 번 보는 관객들이 주도할 것 같습니다. 초반에는 주관객층이 갈리더라도 개봉 2주차부터 여성관객을 누가 붙잡느냐에 따라 최종 승자가 될 것 같습니다. Q. 실화 소재인 3편 이외에 휴가 때 볼 만한 기대작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이번 주 개봉한 &<슈퍼배드3&>, 8월 9일 개봉하는 &<청년경찰&>, 8월 15일에 개봉하는 &<혹성탈출: 종의 전쟁&>입니다. 방학 때 극장에라도 한번 데려가야 하는 유초등학생의 부모 삼촌 이모들에게 &<슈퍼배드3&>는 반가울 겁니다. &<인사이드 아웃&>과 &<미니언즈&>가 그랬듯이 부모들도 우리 자녀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또 &<청년경찰&>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그랬듯이 무더운 여름에는 밝고 가벼운 영화가 더 좋은 관객들이 선택할 것 같습니다. 박서준과 강하늘 두 주연배우가 서로 투닥거리며 사건을 해결하는데, 상반기 최고 흥행작 &<공조&>, 멀리는 &<7급 공무원&>과 &<투캅스&>처럼 계절이나 시기 타지 않고 언제나 관객들이 좋아하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는 3부작 중 마지막 편이라서 여름에 어떤 영화를 이미 봤더라도 기존 시리즈 팬들은 집결할 것으로 보입니다. Q. 마지막으로 올여름 영화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올 여름 전체 관객수는 작년 기록을 깨고 다시 한 번 역대 최다 관객수를 기록할 것 같습니다. 작년 겨울부터 고려하면 400만명 정도가 여유가 더 있기 때문입니다. 개별 영화 기록으로는 &<명량&> 기록을 돌파하거나 혹은 &<암살&>&<베테랑&>처럼 쌍천만 영화가 나올 수 있습니다. 오늘 나온 영화들은 적어도 각자 손익분기점은 충분히 넘겠지만, 1,2위보다 3위 싸움이 가장 치열할 것 같습니다. 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1인당 1.5편을 보는 시장이기 때문에, 밴드웨건 효과로 1편, 취향으로 1편, 이렇게 두 편을 본 관객들이 3번째 영화를 볼지 말지에 따라 3위가 결정날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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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