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블더] 입주민들 병 걸릴 지경 …신축 아파트 하자 분쟁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행한 '얼죽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얼어 죽어도 신축'을 줄인 말인데요. 불편함을 감수하고 구축 아파트에 거주하며 재건축을 노리는 이른바 '몸테크'와 대조되는,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을 일컫는 말이죠. 높은 분양가에도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서울 신축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구축의 최대 6배를 웃돌기도 했습니다. 다만 최근 이 기세는 주춤하고 있는데요. 공사비 급등에 따른 분양가 고공 행진과 정부의 대출 조이기 정책, 경기 한파 등 여러 이유가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그래도 신축아파트 선호 현상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많은데요. 문제는 준공을 앞둔 새 아파트의 하자 분쟁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단 겁니다. 올해 3월 준공 예정인 서울 A 아파트의 지난달 사전 점검 당시 모습입니다. 복도 벽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거나, 방 내부 벽 수평이 잘 맞지 않습니다. 아파트 외벽도 깔끔하게 마감이 돼 있지 않은데, 특히 조명을 켰을 때 그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시공사는 사전점검이 다소 이른 시점에 이뤄져서 생긴 일이라며, 안전에 위협이 되는 중대하자는 없고, 입주 시까진 지적받은 보수를 완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이미 시공사에 신뢰를 잃었다며, 자체적으로 파악한 약 5만여 건의 하자 증거와 함께, 시공사를 국민 권익위원회에 고발하겠단 입장입니다. [A 아파트 입주 예정자 : 기술적인 중대한 하자가 아니더라도 미관상 하자도 하자는 하자잖아요. 바로 옆에 있는 임대동하고 저희 아파트만 비교해 봐도 외벽 마감 수준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요. 입주민들이 이제 병에 걸리셨대요. 단톡방에 올라오는 내용이 이제 모든 아파트만 보면 페인트 평활도(평평한 정도)만 보고 있대요.] 국토부는 공동주택의 하자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곳으로 신고가 들어와 처리되는 하자 민원 건수는 최근 5년간 연평균 4,400여 건인데, 얼죽신 열풍이 본격적으로 불었던 지난해엔, 상반기에만 3,500여 건의 분쟁이 접수되며, 전년에 비해 20% 더 많은 건수가 신고된 걸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신고된 하자는 주로 조명이나 주방 후드, 인터폰 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기능 불량, 그리고 타일이나 도배, 바닥재 등의 들뜸과 탈락 분야였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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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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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