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리' 종영…'더 좋은 세상' 위한 김현주의 선택, 의미 있는 마침표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트롤리'가 김현주의 선택과 함께 의미 있는 마침표를 찍었다. SBS 월화드라마 '트롤리'(극본 류보리, 연출 김문교)가 지난 14일 방송된 16회로 막을 내렸다. 이날 시청률은 4.7%(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로 월화드라마 1위를 기록, 최고 시청률은 5.7%까지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더 이상 다른 이의 선택 뒤에 남겨지거나 도망치고 싶지 않다'는 김혜주(김현주 분)는 남중도(박희순 분)의 성범죄 사실을 직접 밝혔다. 이로써 피해자의 진실 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한 '남궁솔법' 개정은 무효화 됐지만, 끝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대가를 치르는 남중도의 최후는 또 다른 의미의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내딛는 한 걸음이었다. 김혜주의 마음을 움직인 건 다름 아닌 딸 남윤서(최명빈 분)였다. 남중도의 진실이 세상에 드러날 것을 알게 된 남윤서는 폭로를 막으려 했고, 이를 지켜본 김혜주는 '이 아이가 선택의 순간에 도망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지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그 선택을 확고이 할 수 있었다. 남중도는 완전하게 몰락했다. 가장으로나 정치인으로나 재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장우재(김무열 분)는 자수만은 절대 안 된다며 제가 의원님을 위해서 대체 무슨 짓까지 했는데요 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젠 더 좋은 세상도, '남궁솔법'도 남중도에게 무의미했다. 그는 장우재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지낼 곳으로 향하던 도중, 아무 말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에 연락을 받은 김혜주는 남중도와 함께 가기로 약속했던 속초 바다로 달려갔다. 그런데 그때 깊은 바다 한가운데로 걸어가는 남중도가 발견됐다. 곧바로 몸을 던진 김혜주는 그와 함께 물 밖으로 나오며 죽음으로 도망치려 한 것에 대해 비난했다. 그리고 내 잘못이 너무 수치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 라며 눈물 흘리는 남중도에게 그 수치 안고 살아! 그 마음 갖고 살아서 벌 받아 라고 일침을 가했다. 결국 김혜주의 선택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남중도는 비로소 진심으로 속죄했고, 현여진(서정연 분)은 다시 살아갈 의지를 다졌다. 20년 전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진승희(류현경 분)의 사과도, 엄마의 선택이 얼마나 큰 용기였는지 깨우친 남윤서의 눈물도 깊은 울림을 안겼다. 사람도 수선할 수 있을까요? 라고 묻던 김수빈(정수빈 분)은 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김혜주의 또 다른 가족이 되었다. 여기에 방송 말미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펼치는 김혜주의 미소는 희망과 여운을 선사하며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엔딩을 장식했다. '트롤리'는 정답이 없는 선택지를 마주한 인물들 저마다의 선택과 딜레마를 그리며 차원이 다른 몰입감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매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 그 안에 숨겨진 비밀과 진실, 그리고 충격과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가 휘몰아치며 미스터리를 더해갔다. 무엇보다 성범죄를 둘러싼 가해자의 무책임한 죽음으로 인해 더 큰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피해자들, 즉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안타까운 현실을 조명하며 진심 어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가해자의 사과뿐만 아니라 진실을 밝힐 기회조차 잃은 채,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이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김문교 감독, 류보리 작가의 이 같은 뜻을 함께한 배우들은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트롤리'를 이끌었다. 김현주는 김혜주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섬세하고 치밀하게 풀어냈다. 피해자로서 가해자에게 겪는 분노, 원망 등과 동시에 그들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자책, 후회 등의 양가적 감정까지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박희순의 책임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작품의 기획 의도에 적극 공감한 만큼 배우로서 쉽지 않았을 역할을 맡은 그는 남중도라는 캐릭터에 대한 냉철한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자신만의 존재감을 발산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마지막까지 반전을 이끈 김무열과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정수빈을 비롯해 류현경, 기태영, 서정연, 원미원, 장광, 김미경, 길해연 등 '믿보배' 군단이 탄탄한 연기력으로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으며 완성도에 방점을 찍었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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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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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