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출조이기 석 달, 예금담보대출 5000억 급증
[앵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본격화한 지난 석 달간 예적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예금담보대출은 급증했습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등 대부분의 대출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보니 대출길이 막힌 차주들이 주담대나 신용대출 부족분을 메운 것으로 보입니다. 정동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은행에 맡긴 돈의 최대 95%를 빌릴 수 있는 예적금담보대출은, 예적금 상품의 만기 전 급전이 필요할 때 주로 받습니다. 올해 3분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청약저축 포함 예적금담보대출의 잔액은 6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전분기 대비 8%가 넘는 약 5천억 원이 늘어난 건데, 2분기 증가폭의 4배가 넘습니다. 7월부터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무섭게 올리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예금담보대출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가계대출 축소 주문을 받은 은행들은 7월 초부터 대출금리를 22번 인상했고 8월 말부터는 대출한도를 줄이는 등 총량 규제에 들어갔습니다. 반면 예금담보대출은 대출원금이 총부채상환비율, DSR 산정에서 제외되고 고객이 맡겨둔 돈을 담보로 잡고 있는 만큼 은행입장에선 안 내줄 이유가 없습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예담대는) DSR을 회피하려면 사실 쓸 수 있는 방법이긴 하죠. 부동산 구매에 사용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올리지만, 예적금 상품의 이자는 내리고 있는 것도 예담대 수요를 늘린 요인이었습니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타 대출 항목으로 포함되는 예담대의 경우, 기타 대출 항목의 증가율 자체는 크지 않았기에 큰 비중을 두고 보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예금담보대출까지 막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SBS Biz 정동진입니다.
[단독] 울면서 이자 버틴다…가계 빚 상환 3.5조 '뚝'
[앵커] 요즘 우리 집만 먹고살기 힘들어졌나, 생각하셨다면, 아닙니다. 대출이자에 물가 오르고 경기도 어려워지면서 빚 갚는 건 엄두도 못 내는 가구가 크게 늘었습니다. 박연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자영업자 A 씨는 5개월 전 사업장이 어려워지자 가지고 있던 부동산을 담보로 6%대 대출을 받았습니다. 사업장 상황이 악화해 A 씨는 석 달 째부터 원금은 빼고, 이자만 갚고 있는 중입니다. [ A 씨 / 자영업자 : 원금은 지금 갚을 상황이 안 돼서 이자만 겨우 신용도 때문에 연체 안되게끔 메꿔가고 있는 중이고요. 가게 임대료를 못 내고 있는 상황이죠. (직원들) 급여도 조금씩 밀려가고 있고요. 어떻게든 버티고 있어요.] 은행권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가계대출 상환금액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계대출 상환금액은 지난해엔 전년보다 늘었는데 올해는 3조 5천억 원이나 급감했습니다. 반면 지난 8월까지 차주들이 은행에서 빌려간 금액은 매월 증가했습니다. 실제 올 2분기 기준 세금과 연금 이자등을 내고 남는 소득에서 필수 의식주를 뺀 가계 흑자액은 전년보다 2%가량 감소했습니다. [민병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실물 경제가 어려워서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고 고금리 때문에 이자부담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고 대출 상환은 줄어드는데 신규대출을 해야 된다면 결국엔 은행 재정 건전성은 약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들이 가계부채축소를 위해 추가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가계의 상환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가계대출과 다르게 기업대출 상환금액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기업들의 주머니 사정은 다소 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BS Biz 박연신입니다.
금통위 나흘 앞두고…국토장관 집값 안정세 유지될 것
[앵커]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1%대까지 내려온 가운데 정부는 금리 인하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집값의 안정세를 강조했습니다. 문세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1% 올랐습니다. 2주 전 0.12%보다 상승 폭이 더 줄어들며 3주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박상우 / 국토교통부 장관 :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기보다는 서울 선호 지역의 신축 아파트 가격 위주로 많이 올랐습니다. 전국적으로 안정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지난 8월부터 본격적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선 영향입니다. 여기에 내년까지 수도권 8만 호 신규 택지를 추가 발굴하고, 11만 호 이상의 신축매입임대도 공급하는 등 서울 선호 지역 위주의 신규 공급도 늘릴 계획입니다. 기준금리 인하의 최대 변수였던 집값 과열이 식어가는 가운데 물가도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1.6%로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배춧값이 1만 원에 육박하는 등 체감물가가 잡히지 않자 정부는 시나리오별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송미령 / 농식품부 장관 (지난달 30일) : 10월 하반기에 (배추가) 좀 부족해지면, 11월에 나와야 하는 가을배추를 좀 당겨 올 수가 있어요. (이제까지가) 어려움의 피크타임이지 않았나. 배추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은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시장에서는 인하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가계부채 급증 문제로 유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SBS Biz 문세영입니다.
집 사볼까?…2분기에만 여윳돈 36조 '쏙'
[앵커] 지난 2분기 가계의 여유자금이 전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주담대와 같은 금융기관 차입금은 10배 늘었습니다. 이정민 기자, 가계 여유자금, 얼마나 줄었나요? [기자] 1분기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순자금운용 규모는 13조 원으로 전분기보다 13조 2천억 원 줄었습니다. 순자금운용 규모는 통상 번 돈을 저축하는 가계의 순운용과, 자금을 빌려 쓰는 정부와 기업의 순조달 규모에 영향을 받는데요. 특히 가계의 여유자금이라고 할 수 있는 순운용규모는 41조 2천억 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36조 4천억 원 줄었습니다. 가계소득이 낮아지면서 자금운용 규모는 줄고, 대출은 늘어난 영향인데요. 주담대와 같은 금융기관 차입금이 1조 4천억 원에서 14조 6천억 원으로 10배 넘게 늘었습니다. 주택 매매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금융자산으로 운용되던 자금이 부동산 관련 투자자금으로 들어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은 &'가계와 비영리법인의 순운용규모가 지난 분기에 비해선 줄었지만 2009년 1분기 이후 열한 번째로 큰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정부와 기업은 어땠습니까? [기자] 정부는 순조달 규모가 50조 5천억 원에서 1조 1천억 원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재정 조기 집행으로 1분기 순조달이 크게 늘었는데, 2분기엔 국채 발행이 줄고 차입금이 상환된 영향입니다. 기업, 즉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1조 6천억 원에서 23조 7천억 원으로 큰 폭 늘었습니다. 기업의 순이익이 줄고 고정자산 투자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자금조달의 형태를 보면 금융기관 차입이 16조 원 넘게 늘었습니다. SBS Biz 이정민입니다.
2분기 가계 여윳돈 36조 원 감소… 주택 매입 증가 영향
지난 2분기 주택 매입이 늘면서 가계 여윳돈이 예금 등을 중심으로 1분기보다 36조 원가량 줄어든 걸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7일)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지난 2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41조 2천억 원으로, 직전인 1분기(77조 6천억 원)보다 36조 4천억 원 감소했습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 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입니다.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김성준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의 여윳돈이 줄어든 데 대해 아파트 분양 물량 확대, 주택 순취득 증가 등 때문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2분기 자금 운용 규모(55조 7천억 원)도 1분기(79조 원)보다 23조 3천억 원 적었습니다. 특히 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이 한 분기 사이 58조 6천억 원에서 21조 8천억 원으로 36조 8천억 원 급감했습니다. 반대로 국내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 규모는 2조 9천억 원에서 13조 4천억 원으로 뛰었습니다. 가계의 2분기 자금 조달액은 모두 14조 6천억 원으로, 1분기(1조 4천억 원)보다 13조 원 넘게 늘었습니다. 주택 매매 증가와 함께 금융기관 차입(대출)이 -2조 9천억 원(대출 상환 우위)에서 14조 5천억 원으로 불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김 팀장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의 금융 기관 차입 규모가 커졌다 고 밝혔습니다. 비금융 법인 기업의 2분기 순자금 조달 규모는 23조 7천억 원으로 석 달 새 22조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기업 순이익은 줄었지만, 고정자산 투자가 늘어 금융 기관 대출을 중심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증가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입니다. 일반정부의 2분기 순조달 규모(1조 1천억 원)는 1분기 급증한 지출이 줄면서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1분기(50조 5천억 원)에서 크게 줄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